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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주간순위2

[더 랍스터] 사랑의 형태와 사회의 규범 1. 더 랍스터,  강제된 결합과 억압된 개인성의 디스토피아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랍스터'는 사랑과 관계가 제도화되고 강제되는 기괴한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영화의 세계에서 모든 성인은 반드시 짝을 이루어야 하며, 45일 이내에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자신이 선택한 동물로 변해버리는 극단적인 규칙이 존재한다. 이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적 장치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결혼과 연애가 지니는 규범적, 제도적 성격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기능한다.영화는 아내와 이혼한 후 호텔에 입소하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의 여정을 따라간다. 호텔의 삭막하고 기계적인 분위기는 이 사회가 얼마나 인간의 감정과 개성을 억압하는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거주자는 획일화된 옷을 입고, 정해진 일과를 따르며, 무엇보다 '공통.. 2025. 3. 21.
[벌새] 성장과 상실의 깊은 감정 이야기 1.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1994년의 서울김보라 감독의 데뷔작 '벌새'는 1994년 서울을 배경으로 14살 소녀 은희의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영화는 특정한 역사적 시점을 단순한 배경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그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소녀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역사의 또 다른 층위를 드러낸다. 은희의 눈을 통해 바라본 1994년의 서울은 역사책에 기록된 거대 서사와는 다른, 개인의 미시적 경험과 감정으로 채색된 풍경이다.영화의 시작부터 감독은 1994년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명확히 제시한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텔레비전 뉴스로 흘러나오고, 당시 유행하던 음악과 패션, 문화적 코드들이 화면을 채운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표지들은 단순한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소품이 아니라, 은희.. 2025. 3. 20.